오늘을 사는 얘기
예전에 교회를 다녔습니다.
우리 집은 대전에서 야구장이 있는 곳즈음에 살았었지요.
그리고 교회는 유성 고등학교 앞에 지하 교회였습니다.
얼마 전 그 교회의 목사님이 이제 더 이상 목회를 하지 않는 것을 알았습니다.
그리고 당시 전도사님들도 더이상은 보이지 않았습니다.
버스를 타면 - 당시 112번- 충무체육관에서 유성으로 갔습니다.
교회까지 대략 1시간 가까이 갔지요.
그 시간이 약간의 설렘과 교회 친구들 만난다는 즐거움 등으로 가득했습니다.
첫여름 수련회를 참석했던 생각이 납니다.
경상북도의 어느 교회에 가서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다녀왔는데 하늘이 참 맑았습니다.
그 여름 밤은 많은 별들과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습니다.
애타게 찾은 하나님과 성경구절을 잘 못 외워 식사시간마다 버벅거리기도 했지요.
물고기 잡기도 하고, 그때의 기억들은 참 소중합니다.
시간이 흐릅니다.
이제 어느덧 나이가 오십을 바라보는 이 즈음에 오늘같이 날이 어둡고, 겨울 같지 않은 날들이 가득한 겨울에 시간은 흘러 이렇게 변했네요.
그때의 친구들은 어떻게 지낼까요.
삶이라는 올가미에 힘들어 할런지 아니면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런지요.
최근 집 앞에 유천동이라는 곳이 재개발로 기존의 건물들이 헐리고 있습니다.
예전엔 청소년은 오후 5시 이후 입장이 불가한 골목도 있었습니다.
대전에서 꽤 유명한 유흥가였습니다.
이제 그곳이 모두 사라지고 있습니다.
윗글에 112번 버스가 바로 그곳을 지나갔습니다.
그럴 때마다 보이는 정육점 같은 빨간색의 쇼윈도.
그리고 그 안에서 짧은 치마와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아가씨들......
그들의 고단한 삶이 있었던, 어쩌면 더 생각하기 싫어할 수 있는 그 장소가 사라집니다.
지난 주말 이곳에 있던 '어나더 그래비티'라는 카페도 헐렸습니다.
이제 내년엔 건물이 올라가려나 봅니다.
오늘 겨울답지 않은 많은 비가 내린답니다.
조용히 커피 한잔 하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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